ArtTalk

My ArtTalk #01

나의 미술이야기 #1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Ego sum operarius studens.

내가 누구인지 뭘하는 사람인지 시름하고 고민할때 라틴어 한 문장이 내게로 거리낌없이 와 주었다. 반가웠지만 여전히 준비는 미비하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그런 시간을 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움직이고 머무는 곳에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나의 책장 그리고 책들은 어렴풋이나마 내가 뭘하고 사는 사람인지를 일깨워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책장과 책들에 대한 이야기로 나의 미술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이다.

나의 이십년지기 책장,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단순한 건축양식인 도리아식 기둥의 규칙을 따라간 흔적을 볼수있다. ‘이 건물(책장))에는 정말로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적어도 우리가 그 목적하는 바를 알 수없는 것은 전혀 없다.’( 곰브리치 서양 미술사 p77) 한마디로 클래쉬크clachic 하다!(영어의 클래식classic 과 불어의 쉬크chic 를 조합한 합성어) 두 대륙(뉴욕과 상하이)을 오가는 번거로운 이사를 감내하느라 여기저기 뽀개지고, 더러는 떨어져 나가고 작은 못질을 견뎌주며 이렇게 거뜬히 서 있는 고마운 친구.

그리고 이 책장에는 소르본 대학(파리 4대학) 유학 이전의 불문학 강독 첫 책,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로 부터 불문학,언어학, 문화사,번역과 통역, 영화에 관한 책들... 김현, 김화영 . C.S 루이스, 알랭드 보통의 책들...이 있다. 그리고 시간을 건너와 뉴욕의 다양한 미술현장을 전전하며 치열하게 읽어내려간 미술관련 책들이 책장의 지도를 바꾼지도 어언 10년이다. 미뤄둔 책장정리를 제대로 하기로 하고 책 한권 한권을 다시 마주하다... 말할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는 그런 시간. 이 책들이 나를 흔들어 깨우고 가르치고 멈추게도 하고 다시 길을 걷게 했다. 학문과 읽기의 지난하고 지루한 모든 여정에 함께한 시대를 넘어서는 나의 위대한 스승들.

나의 미술이야기는 이곳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이십년지기
나의 이십년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