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Talk

My ArtTalk #03

나의 미술 이야기 #3

Goethe at the window of his apartment by the Corso in Rome

Goethe am Fenster
Goethe at the window of his apartment by the Corso in Rome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괴테가 고맙게 여긴 것 중 하나는 간편한 옷차림과 편안한 신발 그리고 창을 열어 젖히면 쏟아지는 남부의 햇살이 아니었을까? 창가에 기대어선 그의 뒷모습은 충분히 매혹적이다. 종이위에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선으로 그의 공간은 실루엣을 드러내고 오른쪽 발뒤꿈치를 살짝 들어올린 자태는 밖의 풍경에 무심한 듯 몰두하는 시인의 태도와 내면을 읽도록 도와준다.

이 드로잉은 독일화가 티슈바인(1751-1829) 이 1787년에 그린것으로, 괴테가 머무르던 로마의 코르소 거리에 있는 아파트의 실내모습을 담아냈다. 고대미술에 심취해 있던 재능있는 예술가는 로마에서 괴테를 만나게 되고, 이 위대한 시인의 길고 고독한 1년 9개월간의 이탈리아 여정에 동행하며 진정한 친구이자 더할나위없는 ‘ indispensible’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코르소 거리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기행’에서 ‘이 코르소 거리는 포폴로 광장에서 베네치아 궁전까지 일직선으로 나 있다. 약 3천5백 보 정도의 거리인데, ... 일년 내내 일요일마다, 그리고 축제일마다 로마의 이 거리는 생기에 넘친다.’ 라고 어느날의 일기에 적어 놓았다.

이 소소한 드로잉은 꽤 두툼한 책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다시 펼치게 하는 유쾌한 이유가 되고 말았다!